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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화웨이 CFO 체포와 물리학자의 죽음 (부제: 음모론의 붕괴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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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음모론입니다.

음모론이 어떻게 깨지는지 보여주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논리적 모순이 깨졌을 때 음모론은 소멸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 서프라이즈라는 TV 프로그램을 종종 보아왔는데요. 거기서도 음모론이 많이 등장해서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화웨이 CFO 체포와 물리학자의 죽음. 한번 읽어보시죠.


화웨이 CFO 체포와 물리학자의 죽음

(부제: 음모론의 붕괴 과정)

1.화웨이 부회장이자 CFO인 멍완저우(孟晩舟)가 캐나다 벤쿠버 공항에서 이란 제재법을 어긴 이유로 긴급 체포되었다. 그리고 캐나다 중국대사관에서는 '캐나다 법률을 어기지 않은 무고한 중국시민을 체포했다'고 항의 성명을 냈다. 여기까지는 한국 뉴스에서도 어제 나왔다.

2.멍완저우(孟晩舟)는 중국 IT업계의 거물로 대단히 많은 포럼과 국제행사에 포스 넘치는 모습을 보이는 화웨이의 간판이다. 72년생인데 첫직장이 화웨이로 지금까지 한 회사에서만 커리어를 쌓아왔다. (추가: 처음 1년은 건설은행을 다녔다고 하네요...)

그녀는 화웨이 동사장(회장)의 딸이라고 알려졌다. (세번째 부인의 자식이라고 하는데 세번째 결혼에서 낳은 자식이지 설마 부인이 세 명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3.그런데 멍완저우가 체포되던 12월1일 중국계 미국인인 장서우청(张首晟)이라는 사람이 사망했고 경찰은 사인을 우울증에 의한 자살이라고 발표했다.

장서우청은 스탠포드 대학 물리학과 종신교수로 이 분야에서 대단한 권위자로 평가받으며 많은 수상을 하기도 했고 차기 노벨 물리학상의 수상도 가능하다고 알려진 학자이다.  

게다가 실리콘밸리에서 그의 명성에 걸맞는 큰 펀드를 직접 운영할 정도로 재력도 좋다고 알려져 있으니 그가 자살을 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

4.장서우청의 죽음과 멍완저우의 체포가 연관성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그녀가 체포되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장서우청이기 때문이다. 


둘은 함께 저녁식사를 했고 이후 멍완저우는 공항에서 체포되었으며 장서우청은 얼마 있다가 자살했다. 


5.그들은 2017년 4월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고 장서우청은 자신이 하던 연구를 통해 2018년 9월 유럽의 저명한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정확한 내용은 내가 전문가가 아니라 모르겠지만 양자역학 응용기술을 반도체 칩에 적용 가능한 기술이라고 알려졌다.

하필 12월3일에는 화웨이와 관련이 있는 네덜란드 ASML이라는 반도체 회사에서 화제가 발생해서 음모론이 좀 더 신빙성을 얻기 시작했다. 

6.통신, 네트워크 장비의 상당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화웨이는 차세대 통신시장을 넘보고 있었고 중국정부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고 있는 기업인데 심지어 IPO도 하지 않아 사실상의 중국관영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의도적인 백도어를 심어 각 국가의 주요 통신회사를 해킹하고 있다는 의심 때문에 그들의 5G 통신장비 계약이 연이어 취소가 되고 있어 돌파구가 필요했고 장서우청 교수의 연구가 도움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중국 네티즌들은 장서우청의 죽음을 파헤쳐야 하고 중국정부가 나서서 멍완저우를 하루빨리 데리고 와야 한다고 외치고 있었다. 

7.그런데 장서우청 교수가 자살한 정황이 곧 들어났다.

그가 대표로 있는 실리콘밸리의 펀드는 약 4억 달러 정도를 운영하는데 총 3억 달러를 이미 투자했고, 2억 달러를 암호화폐쪽에 주로 투자를 했다. 

홍콩에 상장된 메이투(미용, 사진 앱)라는 회사가 있는데 장서우청 교수는 여기 창업자와 친하고 사외이사로 등재되어 있어, 의기투합하여 올 초 메이투와 함께 ICO를 진행했다. 처음 0.39달러로 시작해서 최대 80달러까지 갔고, 투자가 몰려 순식간에 10억 달러 밸류를 넘겼는데 올해 암호화폐가 급락하면서 0.18달러까지 떨어져 버린 것이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해당 블록체인기술에 심각한 결함이 있어 이 마저도 해킹에 의해 뚫려 다 털리고 말았다. 70억 코인이 졸지에 빵원이 되어 버린 것이다. ㄷㄷ    

8.정황상으로는 화웨이쪽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해 진짜 자살을 했다는 것이 유력해 보인다. (여전히 음모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장서우청의 암호화폐를 떨어뜨린 것도 해킹해서 털어간 것도 CIA라고 말하는 이도 있기는 하다. 반대의 상황, 즉 중국정부가 나서서 움직인 것이라면 웬지 믿었을 것 같기도 하다. ㄷㄷ )

9.여기에 체포된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은 알고보니 미국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 즉 중국시민이 아닌 미국시민이었다. 무고한 중국시민을 석방하라고 성명을 냈던 캐나다 중국 대사관은 뻘쭘하게 되었다.

중국 IT업계의 거물인 화웨이 부회장이 미국시민이라는 점도 다소 뜻밖이긴 하다. 

10.음모론은 재밌다. 하지만 취약한 음모론에 너무 심취하면 금방 논리적 모순에 직면한다. 여기서 빨리 빠져 나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중국 네티즌들의 경우 반반인 것 같다. 

때로는 음모론보다 더 믿기 힘든 일을 우리는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때 워낙 많이 겪었기에 이상한 일을 겪어도 진짜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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