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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우용 역사학자 페이스북. 식민지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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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5.16이 나자 일본 신문 방송에 박정희 사진이 대문짝 만하게 실렸습니다. 그걸 본 일본군 시절 박정희의 동료들은 “저게 누군가, 다카기 마사오군 아닌가? 이제 곧 조선에 다시 갈 수 있겠군”이라며 기뻐했습니다.

그해 11월, 박정희는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길에 일본에 들러 이케다 수상을 비롯한 정부 요인들을 만났습니다. 박정희는 만찬석상에 만주군관학교 시절 스승이던 나구모 신이치로를 초청해 큰절을 올린 뒤 술을 따르며 “선생님의 지도와 추천 덕분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케다와 일본 정부 요인들은 모두 일어서서 박수치며 “동양의 예절을 아는 사람”이라고 박정희를 칭찬했습니다. 이 장면은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방송됐습니다. 박정희는 또 “나는 메이지유신의 지사(志士)들을 존경하며, 그들의 정신으로 일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메이지유신의 대표적 지사가 바로 이토 히로부미입니다. 그는 후일 이 말을 실천하여 ‘10월 유신’을 단행했습니다. 박정희가 만든 어용 정치조직 ‘유신정우회’의 이름도, 이토 히로부미가 만들었던 어용 정당 ‘정우회’와 공교로울 정도로 똑같습니다. 박정희와 이토 히로부미 둘 다 10월 26일에 총 맞아 죽은 것만 '공교로운' 일이 아닙니다.

1962년 말, 박정희 대통령 취임식 특사로 일본 자민당 부총재 오노 반보쿠가 방한했습니다. 그는 도쿄에서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나와 박정희는 부자 같은 사이다. 아들의 경사에 가는 것 같아 기분이 매우 좋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보수'는 박정희와 그 친구들을 '아들' 같이 생각했습니다.

박정희는 일본의 천황제 군국주의가 극성을 부리던 시절에 만주군관학교를 다니고 일본군 장교로 근무했습니다. 그는 천황제 군국주의 이데올로기에 흠뻑 젖어들었고, 천황제 군국주의 일본이 시행한 정책들을 자기 ‘정책은행’으로 삼았습니다. 그의 동료들, 그의 심부름을 맡은 테크노크라트들 역시 천황제 군국주의의 세례를 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1940년대는 ‘박정희 시대’로부터 20-30년밖에 안 떨어진 ‘아주 가까운 과거’였습니다. 교육칙어는 국민교육헌장으로 부활했고, ‘조선 공업화’는 경제개발계획으로, 농촌진흥운동은 새마을운동으로 바뀌었습니다. ‘황국신민의 서사’는 ‘국기에 대한 맹세’가 됐고, 애국반상회, 국민체조, 가정의례준칙 등은 이름 그대로 부활했습니다. 당시 한국의 30-40대에게 이런 정책과 의례는 아주 익숙한 것이었습니다. 1970년대의 한국 사회 분위기는 1940년대의 일본 사회 분위기와 아주 흡사했습니다.

유신체제 하에서 ‘유신의 이데올로기’를 흠뻑 받아들인 자들이, 지금 ‘자칭 한국 보수’의 중핵입니다. 조선일보와 자한당이 박정희를 우상화하고 박정희 시대를 ‘황금시대’로 묘사하는 것은, 박정희가 ‘메이지유신의 지사’들을 존경하고 일본 천황제 군국주의의 이데올로기와 정책에 강한 향수를 가졌던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들의 ‘정신’은 일차적으로 박정희를 향하고, 박정희를 매개로 천황제 군국주의에 이릅니다. 앞서 올린 글에 한국 보수의 뿌리가 ‘일본 천황제 군국주의’에 닿아 있다고 한 건 이 때문입니다. 자한당과 조선일보의 주장이 일본 자민당의 주장과 똑같은 경우가 많은 것도, 이들이 천황제 군국주의의 '식민지 서자'가 낳은 '손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천황제 군국주의의 패륜 만행에 적극 협력했던 민족반역자들은 거의 다 죽었지만, 그들의 패륜성은 한국의 '자칭 보수'들에게 고스란히 유전됐습니다.

박정희 추종자들은 지금도 종종 “우리가(너희가) 누구 덕에 이만큼 사는 줄 아느냐.”라고 말합니다. 일제 강점기 우리 선조들도 늘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러면 지체없이 “모두 천황폐하 덕입니다.”라고 대답해야 했습니다. 미국인이나 영국인들에게 이런 질문 던지면 ‘미친놈’ 보듯 할 겁니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건 모욕입니다. 천황제 군국주의 아래에서 “모두 천황폐하 덕입니다.”라고 외쳤던 쓸개 빠진 노예들의 의식은 “박정희 덕에 이만큼 사는 거다.”라고 말하는 자들에게 그대로 승계됐습니다. 이런 자들이 지금 '자칭 보수'의 중핵입니다. 저들이 '황국신민'의 지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식민지 노예'라는 사실을 알아야, 비로소 '식민잔재'를 청산할 수 있습니다.

“산 자가 죽은 자를 되살리고, 죽은 자가 산 자를 지배한다.” - E.H.Carr

원문: https://www.facebook.com/wooyong.chun/posts/1969742456431367?notif_id=1526103966183732&notif_t=feedback_reaction_generic&ref=not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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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그러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박정희를 찬양하면서 지금 누구덕에 이렇게 사는지 아느냐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일제식민지 또한 찬양하겠네요.

우리가 보수라고 알고 있던 사람들은 사실은 일제를 칭송하고 황국신민으로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네요. 식민지 노예이면서 친일 매국부역자인 경우가 많겠네요.

정말 충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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